“면역에 관하여”를 읽고

이 책은 면역이라는 의학적 주제를 다룬 책이다. 그렇지만 의학책은 아니다.
면역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사실적 정보들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여러 가지 은유로 받아들인다. 질병과 백혈구, 병든 그들과 건강한 우리, 독성을 지닌 화학물질과 아름다운 자연, 적군과 아군, 필멸과 불멸 등의 은유. 그 은유에서 나와 우리, 백혈구와 자연은 언제나 건강을 대표한다. 반면, 세균, 그들, 화학물질 등은 건강하지 못한 것들로,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이 된다.

저자는 자신이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 면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주변의 백인 중산층 부모들이 갖는 백신에 대한 두려움을 보고, 이 두려움이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인문, 사회, 역사, 문학적인 차원에서 조사하고 숙고한다. 저자는 백신을 두려워하는 그들을 비난하려고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다. 외부에서 오는 것에 대해 일반적인 인간이 갖는 두려움의 근원을 찾고, 그것을 이해하고 그리고 나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책은 아킬레우스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인간이기 때문에 필멸해야하는 운명이지만 그의 어머니는 스틱스 강에 그의 전신을 담가, 그를 불멸의 몸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손으로 잡았던 발목에는 강물이 닿지 않았고, 결국 그는 발목에 독화살을 맞고 죽음에 이른다. 이 신화에서 그리듯 우리 인간은 어쩔 수 없는 필멸성에 두려움을 갖는다.

백신이 등장한 초창기에는 외부물질이 몸 속에 주입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외부물질은 침해와 타락과 오염을 암시했다. 현대에도 우리는 백신이 질병을 예방한다는 믿음보다는 백신에 따르는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낀다. 이는 백신의 내용물이 화학성분이며, 화학성분에서 독성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독성에 대한 두려움은 이전에 오물에 대해 가졌던 두려움의 변형이다. 오물에 대한 두려움은 도덕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즉, 내가 도덕적으로 잘 살면 순수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위기이다. 이것이 변형되어 나타난 독성에 대한 두려움은 내가 나 스스로 건강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즉, 조심스럽게 살면서 타인과의 접촉을 제약한다면 질병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다. 하지만 질병은 남들에게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침투성은 내 편과 네 편이 과연 존재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혼자서는 살 수 없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먹고 먹히면서 살고 있다.
1897년에 출간된 드라큘라에는 이러한 은유로 가득 차 있다. 드라큘라는 타락한 존재이고, 내 몸에 이빨을 꽂는 존재이며, 영국으로 들어온 외부인이다. 그러나 소설의 주인공만 드라큘라인 것은 아니다. 수혈 받고 치료받는 과정에서 우리는 모두 드라큘라가 된다.

물론 사람들이 백신을 거부하는 데에는 자기 몸은 자기가 다스리고 싶다는 의지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몸은 각자에게 속한 것이지만, 동시에 더 많은 몸으로 이루어진 더 큰 몸 속에도 속한다. 우리 몸은 독립적이면서도 의존적이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몸속 미생물 정원을 가꾸다>라는 기사를 소개한다. 몸은 이질적이고 낯선 것이라면 모조리 공격하는 전쟁기계가 아니다. 우리가 적절한 환경에서 다른 많은 미생물과 함께 균형을 이루어 살아가는 정원이다. 몸의 정원에서 우리가 제 속을 들여다볼 때 발견하는 것은 자기가 아니라 타자다.

마지막 부분은 볼테르가 쓴 캉디드의 마지막 문장으로 마무리 된다.
“우리는 정원을 가꿔야 한다.”
우리의 삶이 필멸하리라는 것을 깨달을 때, 개인적인 노력만으로는 질병을 극복할 수 없음을 알 때, 즉, 우리가 더 이상 낙관적이지 않을 때, 저자는 우리가 가꾸는 정원이 세상으로 부터의 도피처가 아니라 세상을 가꾸는 장소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우리는 늘 서로의 환경이다. 면역은 공유된 공간이다. 우리가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

개인적으로 집단 면역이 사회적으로도 또 개인적으로도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저자의 생각에 많은 부분 공감하며 읽었다.
면역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지만, 그 동안 사용된 면역에 대한 은유가 나와 질병의 관계 뿐 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동일하게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놀라움을 느꼈다. (질병을 외부로부터 오는 어떤 것으로 여길 때, 외국인에 대해서도 배타성을 갖게 되는 것 등)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의 주장대로 우리의 태도는 우리가 사용하는 은유에 큰 영향을 받는 듯 하다.
그래서 저자가 강조하는대로, 면역을 외부의 적에 대항하는 전쟁 상황으로 볼 것이 아니라,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정원으로 봐야하는 것이다.
그 은유가 점점 확장된다면, 국경의 의미가 점점 옅어져가는 현 상황에서, 우리 모두가 평화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길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1일 1그림일기 한 달

그림일기를 시작한지 한달이 되었다.

1일 1그림일기 한달과정의 마지막 날이 된 것이다. 

그 기간동안 매우 즐거웠다.

 

그림 그리는 게 이런 즐거움을 줄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리는 동안은 주변이 사라지고 나와 그림만 남는 거 같은 신기한 경험을 했다.

신기한 경험은 큰 보상이 된다. 

자꾸 자꾸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거기에 더해 관념적으로만 막연히 바라보던 주위환경을 감각적으로, 말하자면 아주 구체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늘 보았었지만 전혀 보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 차츰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새로운 경험도 큰 보상이 된다.

자꾸 자꾸 더 바라보고 싶은….

 

당분간은 계속 그림일기를 그려볼 생각이다.

이렇게 재미난 걸 굳이 멈출 필요는 없으니까.^^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라는 의미를 담아, 자신의 눈 앞에서 날고 있는 물고기를 바라보는 소녀를 그려보았다.

 

그림도구 : Tayasui Sketches

그리고 싶은 그림 그리기

오늘의 그림일기 미션은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 그리기였다.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이런것 저런것들을 떠올려보았다.

여행 다니면서 본 예쁜 유럽 집들.

나비 쫓는 아이.

주변에 존재하는 갖가지 사물들.

현재 마음 상태의 추상적 표현. 등등등…

 

그러다가 어릴때 종이인형에 수없이 많은 옷을 그려서 입히고는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음…. 옷을 그려봐야겠다. 

어릴때 공주옷을 즐겨 그렸으니까, 서양식 로코코 풍으로…

여성복식은 장식이 많아 세밀하게 그려야 되니까, 좀 더 단순한 남자 복식으로 할까.

 

그래서 아주 아주 아주 예전에 구입해 두었던 “FASHION“ 이라는 책을 꺼냈다.

이 책은 18세기에서 20세기까지 복식 역사에 대한 책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복식에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몇 년 전 독일역사 박물관에서 있었던 복식사 전시도 단걸음에 가서 보고, 산업 박물관이나 디자인 박물관 같은데서도 전시된 의상들을 꽤 관심있게 보곤 했던 걸 보면 말이다.

아쉽게도 책에는 남자 의복 사진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18세기 남자 복식의 화려함과 우아함은 느낄 수 있다.

내가 따라 그려보려고 고른 사진은 1740년 경, 영국 남성의 의상이다.

이 옷은 내가 그리기 쉬운 옷을 골랐기 때문에 덜 화려한 편에 속한다. 

 

이 당시에는 남성들도 실크 타이즈에  리본 장식을 달고, 셔츠 소매에는 프릴을 달고, 목에는 레이스 스카프를 매고, 꽃무늬가 수 놓인 조끼와 코트를 입었었는데, 이 아름다운 것들이 왜 지금은 다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현대 의상이 편안하고 실용적인 의상으로 바뀐 건 좋은데, 여성의복에는 아직 살아있는 그 미적 요소들이 남성의복에서 자취를 감춘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너무 안타깝다. 

프릴과 레이스와 리본과 꽃무늬를 남성들도 즐기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거니까. 

 

그림도구 : Adobe Draw

자화상

오늘의 그림일기 미션은 자화상 그리기

어제 저녁 외출했을 때 찍은 따끈따끈한 신상 사진을 따라 그려보았다.

내 얼굴 그리는 거 되게 낯설고 신선하구 재밌긴 했는데….

아직은 그림실력이  많이 부족한지…ㅠㅠ

다 그리고 보니 이게 나인가? 싶다. ㅎㅎ

그림도구 : Tayasui Sketches

패션 화보 따라 그리기

오늘은 그림일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언젠가는 한번 그려보고 싶다 소망했던 걸 그려보았다.

오뜨 꾸뛰르 패션 화보 따라 그리기.

아직은 의상의 화려함을 따라그릴 자신이 없어서, 헤어스타일만 세심히 그려보았다.(그런데 뒤통수가 너무 평면으로 보인다는… ㅠㅠ 하지만 시간이 없어 일단 마무리)

2005/06 F/W 고티에(Gaultier)의 패션쇼 사진을 보고 그렸는데, 맞춤 의상인 오뜨 꾸뛰르 패션쇼에서는 의상뿐 아니라 헤어스타일에도 엄청나게 공을 들이는 듯 했다.

이런 종류의 화보집은 사람그리기 연습할 때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장식용 인형을 만드는지라,  의상 형태나 색감 같은 거 공부하려고 패션지를 종종 구입하는데, 이제는 그 잡지들이 그림그리기 연습용으로도 쓰이게 되었다.

일석이조라고나 할까.^^

그런데 요즘은 도통 바느질은 안하고, 그림만 그리고 있다. ㅠㅠ 

그림도구 : Tayasui Sketch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