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Banksy 관람 후기

-사진은 전시회장 안 기념품 가게에서 구입한 엽서들.

지난 주에 아직도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영국의 Graffiti 작가인 Banksy 의 전시회에 다녀왔다.
“선물 가게 지나야 출구” 라는 영화를 보고 뱅크시를 알게 되었고, 영화를 본 이후에는 그래피티에도 관심이 생겼다.

전시회를 한다고 했을 때, 의아하게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거리에 그려 놓은 그림을 어떻게 전시한다는 것일까? 거리의 사진을 전시한다는 것일까? 하는 점이었다.
그리고 두번째 의문은, 그의 작업 대부분이 전쟁과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것을 주제로 하고, 예술의 상업주의도 반대하던 분인데, 전시회 공간에 비해 전시회 입장료는 왜 이다지도 비싼가(14.50€) 하는 것이었다.

첫번째 문제는 전시장에 갔을 때 저절로 해결되었다.
전에 뱅크시의 매니저 역할을 하였던 Lazarides 라는 분이 전시 큐레이션을 했는데, 대부분은 개인소장품들을 모아서 전시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시된 작품들은 뱅크시가 거리에 그린 모티브랑 같은 모티브를 천이나 종이에 실크스크린으로 인쇄하거나 스탠실한 작업들이었다.
그 외 설치와 조각도 있었고, 뱅크시의 영화도 짧게 상영되고 있었다.

두번째로 작가의 신념과 대비되는 듯한 전시회의 성격에 대해서는 인터넷을 찾아보고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뱅크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시 큐레이터인 Lazarides 는 뱅크시 메니저로 11년 간 함께 일했지만, 현재는 함께 일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그는 이미 유럽 여러도시에서 “The Art Of Banksy” 전시회를 순회 개최 하였으며, 베를린에서도 두 번째 전시회를 열었다.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열리는 전시회라는 점은, 뱅크시의 공식 홈페이지 (banksy.co.uk) 에 적힌 문구를 보면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
거기에 적힌 문구는 다음과 같다.
“Banksy is NOT Facebook, Twitter or represented by Steve Lazarides or any other commercial gallery.”

전시회를 여는 과정에 작가 자신이 이렇게 빠져 있는 줄 미리 알았더라면, 전시 방문에 좀 고민을 했었을텐데….
전시 홍보에는 그런 멘트가 1도 없었으니…(그런 멘트를 홍보에 쓸리가 없지.ㅠㅠ)

영국까지 가서 그의 작업을 볼 기회는 한 동안은 없을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를 통해 뱅크시의 작품을 만난 것은 개인적으로는 참 좋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뱅크시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괜히 남 좋은 일만 한건가 하고.

아무튼, 그의 작품을 보고 느낀 점을 결론으로 쓰겠다.
그의 작품은 단순하지만 (밤에 빨리 그리고 튀어야 되는데, 단순한 게 당연하다), 그 단순함 덕택에 그가 세상에 말하고픈 메세지가 더 정확하고 더 강렬하게 전해지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