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스물 다섯

거울을 볼 때면 엄마가 몇 년전에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할머니도 마음은 열일곱이라고 하셨는데…”

엄마도 거울을 볼 때면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하신 얘기일 것이다.

그 때는 그 얘기를 듣고 그냥 웃었다.
아직 내가 젊다고 생각해서 그랬었는지, 그 말이 그렇게 가슴에 와 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쩍 그 말이 생각난다.

나도 이제 조금씩 늙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서리 맞은 여자처럼 정수리가 어느 새 하얗다.
아무리 화장으로 얼굴을 잘 커버해도, 사진을 찍으면 늙은 여자가 찍혀 있다.

눈이 침침해서 안과를 갔더니, 이 나이에는 그게 정상이란다. 좋은 돋보기를 사서 쓰라고.
이가 아파서 치과를 갔더니, 이는 멀쩡하고, 잇몸은 이 나이엔 원래 그렇단다.

이렇게 불편한데 이 나이엔 원래 그렇다니…
100세 인생, 아직 반환점도 안 돌았는데…
나는 아직 젊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고나서 부터 인가보다.
나도 종종 할머니의 열일곱을 생각 하는 게.
사는 데 조금씩 조금씩 불편한 게 생겨서.

내 마음은 몇 살일까?
내가 제일 자신감 뿜뿜했을 때가 언제였을까? 스물다섯?

그래 그럼 마음은 스물 다섯으로 하자.

마음은 스물 다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