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존재의 세계, 밤의 도시

아무리 봐도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마을 사진입니다.
테마 파크 같은데서나 볼 수 있는 풍광.
하지만 이 사진은 독일 바이에른 주에 위치한 클룸바흐(Klumbach)라는 도시의 밤풍경을 찍은 것입니다.
이 도시 높은 언덕 위에 있는 Plassenburg 성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작년 이 맘 때 독일 바이에른에 있는 세 개 도시를 여행 했었습니다.
여행지 중 한 곳이 바로 클룸바흐 였지요.
언덕 위의 성까지 힘들게 올라 아래의 마을 모습을 바라보았을 때의 그 충격. 그 외침.
아, 너무 예쁘다.
그 때 마침 10시를 알리는 교회 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베를린의 교회 종소리와 다를 바 없었지만, 밤에 상쾌한 밤공기를 따라 울리는 소리가 제 마음까지 진동시키는 것 같았습니다.
낮에 이 성에 올라 마을을 바라봤었더라면, 이 만큼의 감흥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낮의 세계와 밤의 세계는 너무나도 다른 세계 같습니다.
낮의 세계는 시각에 의지해 주변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에 따라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그런 세계일 것입니다.
하지만 밤의 세계는 시각보다는 청각과 촉각에 의지하는 세계로, 언제 어디서 불현 듯 발생할지도 모르는, 하지만 당장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더 많이 의식하게 되는 세계인 것 같습니다.
결국 밤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의 세계 즉, 비존재의 세계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낮에 걸어 다니면서 본 마을과는 확연히 다른 밤의 풍광을 보니 정말로 비현실적인 세계에 들어온 듯 하였습니다.
비존재의 세계. 밤의 도시.
멋진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