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대 인형 유행현상에 대해

20년간 독일에 살면서도 독일어가 늘지 않아 힘들 때가 많죠.
그래서 아주 가끔씩 (몇 년만에 한 번씩) 독일어 수업을 듣곤 해요.
2015년에도 저보다 스무살 쯤 어린 학생들과 함께 매일반 수업을 몇 달간 들었었습니다.
그 학원은 유독 학생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시켰어요.
그 때 제가 3번 정도 발표를 한 것 같은데, 그 중 하나를 오늘 소개 할께요.
주제는 1920에서 40년대에 유럽과 북미에 불었던 인형유행 현상에 관한 것입니다.
독일어로 적어 둔거를 오늘 다시 한국말로 바꿨더니 뭔가 번역체 느낌.

 

이하 발표 내용.

(사진은 제가 소장하고 있는 인형입니다. 더 많은 이미지는 google 에서 Boudoir dolls 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스타일의 인형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 저는 여러분들에게 이 인형들에게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런 종류의 인형은 20년대에서 40년대 사이에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생산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유럽과 북아메리카는 인형유행 현상에 빠져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당시에는 유명 여배우들이 자신의 인형들을 들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죠.
그리고 물론 모던 걸들도 이러한 인형들을 소장해야 했습니다.
이 시기 이전에 사람들은 인형이란 단지 아이들의 장난감, 특히 어린 소녀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 당시 인형들은 성인 여성들이 사용하였는데, 자신들의 소파나, 침대, 방들을 꾸미거나 마스코트로 가지고 다니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 연유로 이 인형들이 부드와 인형, 소파 인형, 혹은 침대인형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인형전문가인 Susanna Oroyan은 이러한 인형유행 현상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습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 경제적인 전통들이 깨어졌고, 이 때문에 당시 젊은 이들이 전쟁 이전의 시기로 되돌아가고 싶어 했고, 계속 어린이로 남아있고 싶어 했던 것이라고요.

인형들의 크기는 보통 60cm에서 100cm정도였고, 다양한 재료들로 만들어졌습니다.
머리는 보통 Composition(합성물?)이나 펠트 혹은 다른 재료들로 제작되었습니다.
몸통은 대부분 헝겊이나 펠트로 만들어졌고, 속은 면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이 인형들은 스타일이 아주 다양했습니다.
여러 가지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는데, 예를 들면, 18세기 프랑스의 로코코 스타일이나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조지 왕 시대를 따른 스타일, 또는 이탈리아 연극에 나오는 극중 인물들을 따라서 만들기도 했습니다.
최신 유행 옷을 입고 있는 인형들도 당연히 있었고요.

그 외에도 바지 입은 인형들이나 담배를 물고 있는 인형들도 많았습니다.
당시 여성인권 문제가 대두되어서 여성들도 바지를 입거나 공공 장소에서 흡연하는 것이 허용되었기 때입니다.
물론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공공연히 바지를 입지도 못하고 담배를 피우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방 안에 바지를 입고 담배를 피우는 인형을 두고 있으면서, 많은 여성들이 대리만족을 느꼈을 겁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인형유행 현상에 대해 열광한 것은 아닙니다.
철학자 Anatole France는 인형들 때문에 출산율이 낮아진다고 주장했다고 하네요.
여성들이 인형들을 가지고 노는 동안 자신들의 의무를 잊어버린다고 하면서요.

불행하게도 이 인형유행 현상은 길게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30년대 경제공황이 시작되면서 많은 인형공장들이 문을 닫게 됩니다.
40년대에 들어서는 인형의 인기가 사그라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한동안 이 인형들은 살아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