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ppenpalast와 Homo Cultura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puppenpalast.kimchoi.com 과 homocultura.kimchoi.com에 대하여.

위에 언급한 웹사이트들은 2002년부터 존재하였으나 이제는 더 이상 웹상에서 볼 수 없게된 내 기억의 저장공간이다. 

<Puppenpalast -푸펜팔라스트, 인형궁전이라는 뜻>는 내가 만드는 인형과 바느질 작품사진들을 올려둔 홈페이지였고, 

<Homo Cultura – 호모 쿨투라, 문화적 인간이라는 뜻> 는 남편과 내가 함께 영화, 문화, 책, 티비 등에 대해 느낀 바를 기록으로 남겨두는 가족 홈페이지였다. 

2002년에 개설한 홈페이지라 그 당시 유행하던 게시판 형식으로 홈페이지를 구성하였고, 큰 변화없이 십수년을 계속 사용하였다. 

하지만 어느새 블로그가 등장하면서 개인 홈페이지를 게시판 형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이미 한물 간 방식이 되어 버렸다. 

나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새로운 유행에 맞춰 블로그 형식으로 홈페이지를 꾸며보자는 제안을 상호간에 하였으나, 살짝 귀찮은 감이 있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던 중, 2017년에 사용 중인 게시판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르게 되었다. 관리자인 나도 그리고 남편도 로그인을 못하는 어이없는 사태가발생한 것이었다. 

새로운 게시물을 업로드 하지도 못하고, 기존에 있던 게시물을 수정하지도 삭제하지도 못하고…. 완전 애매한 상태가 되었다.

말하자면, 내꺼인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가 되어버린 것…ㅜㅜ 

그래서 과감하게 이전 것은 버리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심정으로 블로그 형식의새 홈페이지인 kimchoi.com을 개설했다. 이후에 oozoozeen.com 도 열고. 

하지만, 십수년간 우리의 소소한 생활을 기록해 둔 홈페이지를 그냥 삭제해 버릴 수가없어서, 2017년부터 지난 4년간 <Puppenpalast>와 <Homo Cultura>를 사이버 공간상에 방치해 두었다. 

가끔씩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내가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도 게시물의 조회수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고….그래서 더더욱 삭제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그 사이 세상의 기술은 또 다시 발전을 하였고….

드디어 2021년 4월에,  약간의 비용을 들여서 2002년부터 2017년까지 15년이 넘는시간의 게시판 기록들을 고스란히 우리집 컴퓨터의 저장 공간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게시판을 다시 활성화 할 수는 없었다.

이제는 우리의 추억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계속 우주 쓰레기처럼 사이버상에 부유하도록 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2021년 4월 우리는 <Puppenpalast>와 <Homo Cultura> 계정을 삭제하고, 우리의 추억을 우리 역사의 무덤에 묻었다. 

근 20년 가까이  <Puppenpalast>와 <Homo Cultura>를 방문해 주셨던 많은 분들께너무 감사드리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는 검색을 해도 페이지가 열리지 않게 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한 맘을 전하고 싶다. 

100일 그림그리기

작년 가을 2020년 10월 30일에 100일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며 쓴 글을 복사해서 여기에도 남긴다.

그 후 2021년 2월 6일까지 100일 그림그리는 별탈없이 잘 진행 되었으며, 100일간 그린 그림은 내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다.^^

https://instagram.com/oozoozeen/

100일간 매일 그림을 그려서 그림실력이 일취월장했느냐 물으신다면, 그렇진 않았다고 대답하겠다.

부지런히 많이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드백을 주는 선생님이나 동료가 없다보니…. ㅜㅜ

계속 제자리….

하지만 뭐…. 그림그리는 시간이 재밌었고, 그 덕에 긴긴 겨울 잘 보냈으니 되었다.

이하 100일 그림그리기를 시작하는 출사표 내용.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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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흑사병이 돌던 당시 피렌체에 살던 남녀 10명이, 흑사병을 피해 도시 근교의 별장으로 피신하게 되었다. 

그들은 그 기간이라도 즐겁게 보내고자, 재밌는 이야기를 매일 매일 하나씩 하기로 한다. 

그렇게 열흘 동안 열 명이 100개의 이야기를 말하고 듣게 되었다. 

그 100개의 이야기가 적힌 책이 바로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고, 몇 백년 후에 사는 우리도 그 책을 읽고즐거움을 갖게 되었다. (사실, 100개나 되는 이야기에 좀 질리기도 한다.)

서설이 길었다.

흑사병은 아니지만, 이 팬데믹 시대에,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이 시점에, 자꾸 우울해지려는 이 상태에, 어떤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도 나만의 데카메론을 써 볼까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작년에 100일 글쓰기를 한번 해 본 결과, 글쓰기에는 솜씨가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서, 차라리 간단한그림들을 그려보자, 고 결정하게 되었다. 

그렇게 100일을 보내는 동안, 코로나도 힘을 잃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일단, 아주 간단하게 그릴 수 있는 것들 아무거나 되는대로 그려볼 생각이다. 

함께 하실 분들 있으시면, 함께 해봐요^^

불발된 이야기의 시작

며칠 전 이었다. 추위에 어깨를 움추리고 주택가 골목길을 종종종 걷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걸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멈추어 서서 주변을 자세히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특이한 게 있었다. 얼른 핸드폰을 꺼내어 사진을 찍었다. 한 장. 두 장. 세장.

보통 가로수들은 지나다니는 차나 보행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가지가 위로 높이 솟는 건 상관없지만, 옆으로 퍼지는 건 문제가 있어서 그런지, 내가 알고 있는 가로수들은 나무 기둥을 기준으로 최대 45도 각도로 해서 가지들이 위로 가지런히 올라가는 게 대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그 날 내가 본 가로수 세 그루는 각각의 가지들이 트위스트를 추고 있었다. 꼬불 꼬불 왔다 갔다 하며 춤을 추었다. 도시의 가로수 느낌이 아니라 전설의 숲 속 나무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규칙적인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렇게 카오스적인 데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낀다. 나무들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옛 이야기들처럼 나무가 돌아다닐 수 있다면, 걸어 다니는 나무들은 아마도 이런 카오스적 형태를 하고 있을 것이다.

더 희한했던 건 주변의 나무들은 모두 가지런하여 아무 일 없는 듯이 평온한 데, 유독 연달아 서 있는 세 그루의 나무만 요동을 치고 있는 점이었다. 이 나무들 밑에서 필시 무언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내 생각은, 그리하여 주택가 골목길 지하로 깊숙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에 오래 잠겨 있을 수는 없었다. 얼른 집에 돌아가야 하니까. 밖이 춥기도 하고…

내가 작가였다면, 여기에서 재미난 이야기가 시작 되었을텐데, 하고 아쉬워하며 다시 길을 걸었다.

(원고지 4.9장)

오늘은 공치지 않았다.

오늘은 공치지 않았다.
과거를 돌아보자면 새해 시작부터 아무 일도 못하고 공친 경우가 많았다. 작년만해도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보냈었다. 31일과 1일 사이에는 늘 분주하고 번잡하고 재미난 행사나 모임이 있어 정작 새해는 에너지 고갈 상태로 보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1월 1일은 100일 글쓰기의 첫날이라는 중요한 의미가 부여되어, 미리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였다. 31일에 절대 오바하지 말 것. 그 결과로 1월 1일 아침에 이렇게 조용히 소파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며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오바하지는 않았지만, 할 거는 다했다. 
새해를 함께 맞으러 동네친구도 놀러왔고, 떡국도 한 그릇 미리 끓여먹었고, 2019년 0시 0분에 나와 남편과 아들과 친구는 다 같이 집밖으로 나가 폭죽도 터뜨렸고, 축하 샴페인도 마셨다. (아들도 한 잔 주려고 무알콜 샴페인으로^^) 

2019년은 시작이 좋다. 1월 2일부터가 아니고, 1월 1일부터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어서. 

이 글을 쓰다보니 2019년의 모토를 “오바하지 말 것”으로 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멋진 말로 포장해 보자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나 할까. 과유불급이라… 과유불급…이 말에 걸맞게 오늘은 그만 써야겠다.^^

(원고지 3.6장)

나의 사랑하는 산책로

저는 출퇴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라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냅니다.
그렇다고 별도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라 운동량이 어마 어마하게 적죠.
그래서 결심한 바가 산책입니다.
주 5회 이상은 한 시간 이상 산책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특별한 산책로를 다니는 건 아니고, 동네 주택가 골목을 이 골목 저 골목 다닙니다.

오늘 낮에 “발상”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어요. 거기에 보면 영감의 원천의 하나로서 걷기와 산책을 추천하고 있더군요.
니체와 한트케, 구스타르 말러, 칸트 그 외 수많은 예술가와 사상가 들이 걷기를 통해 영감을 얻은 예들이 나옵니다.

“움직이면서 생각하기. 이것은 수많은 예술가와 사상가를 통해 확인된 아주 오래된 방법이다.
(중략)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는 매일 점심식사 후에 항상 산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수첩과 지휘봉을 들고 아내와 함께 산책을 했다.”

읽다가 이 부분에 꽂혔는데요, 그 이유는 너무 단순합니다.
제가 즐겨가는 산책 코스 중에 길 이름이 쿠스타프 말러 플라츠 라는 곳이 있거든요.^^

주택가 골목길을 굽이굽이 걷다가 보면 갑자기 넓게 화악~ 펼쳐지는 초록의 전경.
집에서 좀 많이 걸어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갑작스럽게 초록 세상에 입장하는 순간이 일종의 마법같아서 그 재미에 종종 갑니다.

이곳이 오스트리아의 작곡가인 말러와 특별히 연관된 장소는 아닐 거 같아요.
거리 이름이나 광장이름에 유명인사의 이름을 워낙 많이 갖다가 붙이니까, 여기도 그냥 유명 작곡가의 이름을 붙인거겠죠.
그래도 반갑네요.

이 곳을 산책할 때 마다 말러가 산책을 하면서 곡의 영감을 받은 것처럼, 나도 무언가 영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