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ily Life 일상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지난 주말에 베를린 근교 루피너 호수(Ruppiner See)에 다녀왔다.
그냥 놀러간 것은 아니고 다른 일로 갔는데, 거기에 그 호수가 있었다.
오랜만에 넓은 물을 보니, 겨우 내 춥고 답답했던 마음 속이 탁 트이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데 반해, 중부유럽에 속한 독일은 북쪽만 바다에 면해있다.
바다 보러 가는 일은 연중 혹은 격년 중 큰 행사로 치러진다.

하지만, 군데 군데 큰 호수가 많기 때문에 아쉬운 대로 바다 대신 호수를 만나러 가곤 한다.
일정 기간 동안 호수나 바다를 보지 못하면 금단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
전생에 물고기는 아니었을 것 같은데, 바다… 호수…를 그리워하고 있다 .

바다나 호수에 갈 때마다 <논어>에서 공자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동적이고 어진 사람은 정적이며,
지혜로운 사람은 즐겁게 되고 어진 사람은 장수한다.”

(子曰 知者樂水하고 仁者樂山이니 知者動하고 仁者靜하며 知者樂하고 仁者壽니라.
자왈 지자요수하고 인자요산이니 지자동하고 인자정하며 지자락하고 인자수니라.)

지자요수. 인자요산.

아마도 나는 어진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산에 올라가기에는 체력이 너무 허접하다.
그럼 지혜로운 사람인가? 현재 나는 지혜로운 사람도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인자 보다는 지자가 더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물을 이렇게도 그리워하니.

흐르는 물을 세상의 지혜로 표현하신 공자님의 표현력이 대단하시다.
지혜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변화와 분리될 수 없고,
새 시대에 맞는 사고의 유연함이 필요할 테니까 말이다.
늘 그 자리에 있는 산을 한결같은 사람이 갖는 어짊의 품성으로 비유하신 것도 그렇고.

그나저나 공자님 말씀을 따르면,
장수하려면 어진 사람이 되어야하고, 즐겁게 살려면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하는데…,
나는 오래 오래 살고도 싶고, 재밌게 살고도 싶은데…
내가 어짊과 지혜로움을 다 갖춘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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