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단상들

성공은 세 글자를 갖는다.

(* 사진은 독일 바이마르에 있는 괴테와 쉴러의 동상)

 

얼마 전 한 모임에 갔다가 격언 하나를 배워왔다.
무려 독일의 그 유명하신 괴테가 한 말이라고 했다.

“ Erfolg hat drei Buchstaben. T U N”

-성공은 세 글자를 갖는다. 행 하 다.

( tun은 영어로치면 do 에 해당하는 동사)

하고 싶은 일은 여전히 많지만 예전에 비하면 몸이 안 따라준다며 투덜대는 나에게 꼭 필요한 문구가 아닌가!

모임이 파하고 집에 오자마자 잊어버릴세라 메모까지 해두었다.
인생 모토로 삼아도 될 만한 훌륭한 명언이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런데 그 말의 출처는 어디인가? 괴테는 그 말을 어디에서 했던가? 그의 작품 중 하나에 적혀있는 문장인가?
소위 격언을 더욱 멋지게 읊으려면 출처 정도는 대 줘야 하지 않겠는가?
(역시 나는 어쩔 수 없는 따짐쟁이)

그래서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아니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이 문장이 엄청나게 많은 빈도로 인용되고 있으며, 이 문구가 적힌 수첩, 티셔츠, 벽장식까지 팔고 있는데 정작 출처가 어디인지는 어떤 곳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다.

출처(Quelle)를 추가하여 다시 검색을 해 보았다.
몇몇 블로그의 글을 찾아서 읽은 후에야, 현재까지 알려진 자료에 따르면 괴테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대체 괴테가 한 말이라고 너도나도 알고 있는 이 문장은 어디서 생겨난걸까?

하긴 이런 유사한 예가 한 두 가지일까?
우리가 잘 아는 예를 들어볼까?
“ 내일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오늘 나는 사과나무를 심겠다”
스피노자가 한 말이라고 알려진 이 격언은 사실 스피노자가 한 말이 아니라고 한다.
종교개혁자 루터가 그의 일기장에 적은 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독일 신문 FAZ의 2017년 기사에 따르면, 그 말도 근거는 없다고 한다.

아 모르겠다.
누가 한 말이면 어떠랴?

“너 자신을 알라”가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 아니라 델포이 신전에 적혀있는 글귀라고해서 그 의미가 퇴색되는가?
누가 그 말을 했건 우리는 우리자신을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알았으면 행동해야 하지 않겠는가?
괴테가 했건 무명의 누군가가 했건, 성공이 갖는 TUN 이라는 세글자의 의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요즘 나에게 TUN 은 SCHREIBEN (쓰다) 이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쓰고 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