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이 답이다”를 읽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싶은가? 그렇다면, 복잡한 계산이나 통계 대신 당신의 직관과 간단한 어림셈법을 사용하라. ‘직관과 위험판단력’에 관한 세계적인 석학 심리학자 기거렌처가 “지금 생각이 답이다”라는 책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저자가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현재 우리의 세계가 확실성과 알려진 위험만 존재하는 세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확률과 통계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확실하고 알려진 위험들이 있는 곳에서는 잘 기능한다. 하지만 불확실성의 세계에서는 그런 방식으로는 문제해결이 안 된다.
21세기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 위기를 생각해 보라. 전문가들도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그런 대형 사건들은 언제든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다.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위험한 상황과 불확실한 상황은 다르다. 위험한 상황에서 우리는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상황을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은 다르다. 제한된 데이터만 존재하고, 위험 요인이 많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복잡한 계산 보다는 단순하고 간단한 어림셈법이 더 낫다. 복잡한 문제에 복잡한 해결책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간단한 해결책부터 생각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식당에서 메뉴를 고르는 방법에서 연애상대를 고르는 법, 내 자산을 지키는 법, 판단하기 어려운 의료정보를 해석하는 방법 등등, 일상에 필요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알려준다. 기존의 전문가들이 복잡하게 알려주는 것과는 달리 모두 간단한 방법들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자산을 투자하고 싶을 경우, 잘 모르는 금융 상품에는 투자하지 마라. 복잡한 평균-분산 포트폴리오 대신 주식, 채권, 부동산에 동일한 금액을 배분하라. 등등.
쇼핑을 할 경우, 최고를 찾는 대신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도록 하라. 불확실한 세상에서 최고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등등.
의료정보의 경우엔 의사들도 의료 통계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다. 예를 들면, 암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을 경우, 실제 암일 확률은 얼마인가?를 다루는 문제에서 의사들 조차 정답을 대부분 몰랐다. 이 경우도 복잡한 확률 계산보다는 자연 빈도수 계산으로 단순하게 하는 것이 이해가 더 쉽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불확실한 세상에서 결정을 잘 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과과정에 위험해독력 교육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강 해독력, 금융 해독력, 디지털 위험 능력을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해 통계적 사고, 어림셈법, 위험 심리에 대한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전문가들이 우리 대신 선택을 하게 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우리 스스로 책임질 수 있다.
주제가 흥미롭기도 하고, 저자가 주장하는 바도 쉽게 설명 되어 있어 금세 설득이 되어 버렸다. 이 풍진 세상 온통 선택할 것들, 결정해야 할 것들 투성이인데, 무서워만 하지 말고 이제는 나도 현명한 선택과 결정을 하며 살아보자.
(원고지 8.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