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인 스타일을 갖는다는 것
이 사진은 몇 년 전 고슬라라는 도시에 놀러갔다가 길에서 우연히 만난 조각품 사진입니다.
어. 어디서 많이 보던 작품 같은데…. 보테로의 그림이랑 비슷한데… 하고 생각했죠.
작품 밑에 붙어 있는 명패를 보니, 정말로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이었습니다.
그림만 그리시는 줄 알았는데….
보테로는 인물들을 풍만하게 그리는 걸로 유명하신 남미의 예술가이시지요.
세계적인 유명 회화들을 자신의 스타일로 패러디하기도 하구요.
아마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본인 스타일로 풍만하게 표현한 그림으로 널리 알려져 있을 겁니다.
그 전에는 이 분 그림만 봤었는데, 이렇게 조각으로 보니 그 볼륨감이 더 대단하더군요.
이분은 사람들을 일부러 뚱뚱하게 그리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색을 활용할 공간을 확보하고 형태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규모를 키웠을 뿐이라고 하셨다죠.
이렇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신 분들 존경합니다.
오죽하면 예술에 문외한인 저 조차도 지나가다 슥~ 봤는데도, 어. 보테로 작품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겠어요.
이 분과의 대척점에 서 있는 분이라면, 아마도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아닐까 싶어요.
보테로가 사람을 풍만하게 표현했다면, 자코메티는 하염없이 가느다란 인간 조각을 만드셨으니까요.
철사처럼 앙상한 조각을 보면 자코메티가 생각나고, 고무 풍선처럼 풍만한 조각을 보면 보테로가 떠오르는 것.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자기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갖는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