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에라자드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글쓰기 시작 나흘 만에 글감이 고갈되었어요.
글쓰기 연습할 때 제일 어려운 문제가 글감이라더니 정말 그러하네요.
일상에서 글감을 찾는다고 하면, 뭐가 있을라나.
오늘 한 일을 떠올려 봅니다.
언니와 전화로 여행계획 세우기.
“아르센 뤼팽” 한 챕터 읽기.
독일어 책 5 페이지 읽기.
비 맞으며 산책하기.
밤에 드라마 시청.
그 외 각종 잡다한 집안 일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았죠.
별 게 없지만 한 번 쥐어짜 봅시다. 뭐든 나오겠죠.
새로운 게 없으니 오늘도 결국 책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어렸을 때 다들 읽었다는 “셜록 홈즈”와 “아르센 뤼팽”을 저는 그 당시 읽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독서를 좋아하는 낭만 소녀는 아니었거든요. 순정 만화만 읽던 순정 소녀였죠. ^^
그러다가 몇 년 전에 홈즈 시리즈 중 “바스커빌가의 개”를 읽고만 거예요.
이렇게 재밌는 세상이 있었다니!
완전 감동 먹고, 홈즈 시리즈 전권 구입 감행!!!
9권을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아르센 뤼팽”도 시리즈로 구입했어요.
홈즈를 읽었다면 루팽도 읽는 게 예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
그런데 이게 생각만큼 확∼ 끌리지가 않네요. 밤새워 읽어도 모자랄 판에 한 챕터 읽고 며칠 있다가 한 챕터 읽고 하는 중이거든요.
이 이유가 뭘까 고민을 좀 해봤습니다.
일단 홈즈는 탐정이고 뤼팽은 괴도라서? 내가 그렇게 도덕적 인간 이었던가?
아니면, 영국 신사 대 프랑스 신사인데, 프랑스식 낭만보다 영국식 매너를 더 좋아해서?
범인이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추리를 하는 것과, 범인이 누구인지 아는 상태에서 어떻게 범행을 일으키는가에 대한 문제? 즉, 누구냐? 와 어떻게? 의 차이?
아직은 모르겠어요. 뤼팽은 이제 겨우 제 1권의 반쯤 읽은 정도니까요.
일단 1권부터 부지런히 읽어 마무리 한 후 분석해 보도록 해보지요.
분석결과는 기대하지 마세요. 아무래도 아무 이유 없는 취향 문제라고 결론이 나겠지요. ㅎㅎ
이렇게 급조한 글로 네 번째 밤도 마무리를 짓습니다.
갑자기 천일야화가 떠오르네요.
제가 쓰는 이런 식으로 술탄 앞에서 셰에라자드가 이야기를 했었다면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겠죠?
제가 셰에라자드가 아니라 내 맘대로 쓸 수 있어서 천만다행입니다.^^
좋은 밤 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