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핑 도스토옙스키”를 읽고

*2020년 11월 19일에 쓴 글임.

며칠 전 <미성년>을 읽음으로써, 도선생님의 5대 장편 읽기 미션을 완수했다. 

이제는 나도 도선생님의 팬임을 자처할 수 있을 거 같다. 

기쁘다. 그래서 이를 기념하고자 도 선생님 관련 책을 또 읽었다.

제목은 <매핑 도스토옙스키>.

노문학자인 저자가 도스토예프스키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거쳐간 장소들을 직접 다니며 기록한 여행기인데, 여행기 형식이긴 하지만, 실상 더 중요한 내용은 도선생님의 삶과  그의 문학작품에 대한 해설이다. 

도 선생님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베리아, 독일, 스위스, 이태리 등 참으로 여러 지역을 거치며 살았다. 

거주한 곳만 많은 것이 아니라 처녀작인 <가난한 사람들>부터 마지막 작품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작품들과 칼럼 등을 썼다. 

돈이 없어 저작권을 다 넘길 지경에 이르러, 초인적인 정신으로 26일만에 쓴 소설부터, 3년이 넘는 기간동안 준비해서 집필한 작품도 있고. 

이 책을 읽고 나니, 도선생님의 초기작들도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생긴다. 

단, 도 선생님이 1821년 생 이시라서, 내년이 되면 탄생 200주년이 되고, 그러면 나 나름대로 200주년을 기념해야 하니까, 초기작 읽기는 지금은 좀 참고, 내년부터 하기로 하자.

“미성년”을 읽고

*2020년 11월 15일에 쓴 글임.

도스토예프스키 선생님의 <미성년>을 읽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완독을 하는데 시간도 오래걸리고, 많은 에너지를 들여 읽어야 했다. 

우선, 상하권을 합쳐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도 문제였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 책을 읽은 동기 자체가 단순히 지적 허영심이었기 때문이다.

도스토예프스키 선생님의 팬을 자처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5대 장편 정도는 읽어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무감에 일종의 숙제처럼 독서를 해서 그랬던 거 같다. 

게다가, 도 선생님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이 작품에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하지도 않고, 극적인 장면들이나, 저철한 파국도 없다.

작품의 제목이 <미성년>인 연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20살이 된 미성숙한 청년이 자신의 관점으로 자신과 아버지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수기형식으로 쓰고 있는데,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아버지 역시 미성숙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독자인 나를 답답병에 걸리게 만든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아버지 세대조차도 어른스럽지 못한 당시 러시아의 현실을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화자나 아버지의 현명하지 못한 행동들로 극적인 사건이 벌어질 뻔 하지만, 다행이 파국으로 가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사건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가 바라던 것들을 얻지 못하게 되지만, 또 그 상황에 맞추어 다들 그럭저럭 적응하면서 잘 살아간다. 

이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우리 보통사람들도 어른이라고 할지라도 대부분 미성년의 상태와 크게 다르지 않게 살고 있을 것이다. 그로 인해 소소한 문제들이 생겨도 또 거기에 맞춰서 살아가고….

그리고 그게 현실적이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좀 멋졌으면 좋겠다. 

성숙하지 않아도 매력적인 사람이거나….

“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을 읽고

*2020년 11월 9일에 쓴 글임.

<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을 읽고

부제에 붙은대로 과학, 철학, 문학, 영화 등등에서 보이는 시간여행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읽어도 기억을 못한다.

사실 이 책은 작년에 한번 읽었고, 이번에 다시 읽은 건데, 완전히 새로운 책을 읽은 기분이 든 데다가…. 두번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책 내용은 벌써 망각의 강을 건넜다. 

그래도 미덕이 있으니,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른 책들을 마구 마구 읽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첫번째 읽은 후에는, H.G.웰스의 <타임 머신>이 너무 궁금해서 바로 읽었는데, 내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재밌고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다. 

두번째로 읽고 나서는 바로 보르헤스의 <단편들>과 <알레프>를 구입했다. 

로버트 하인라인이나 아이작 아시모프의 책들도 읽어보고 싶은데, <타임트래블>에서 소개하는 책들은 이북으로 구입하기가 어려워 일단은 미뤄두기로 했다.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함께 걸을 때”를 읽고

*2020년 10월 29일에 쓴 글임.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제목부터가 흥미진진이다.

세계적인 두 명의 석학이 프린스턴 대학의 교정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을 했을까?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의 내용은 그들이 나눈 이야기가 아니다. 

제목에 낚였다고나 할까?

대신 방대한 내용이 나온다. 수학, 과학, 철학을 다 다루는.

맨 처음엔 시간에 대해 짧게 다루고, 한참을 수학자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물론 이에 곁들어 수학적인 내용들도 설명한다-, 그리고는 컴퓨터의 역사, 그 다음엔 물리학자들에 대한 얘기들과 양자이론, 끈이론, 우주론까지 다루고는, 저자 자신의 본업인 철학적인 논의들을 다소 두서 없이 쏟아낸다.

시간이 많다면, 가볍게 이과적 교양을 쌓을 겸 읽어봐도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수학자들이 나오는 챕터들이 재미있었는데, 전혀 몰랐던 걸 새로 배우게 된 게 많아서 그런 거 같다.

예를 들면, 무한대는 알았어도, 무한소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으니까.

이경미 감독의 “잘 돼가? 무엇이든”을 읽고

*2020년 10월 24일에 쓴 글임.

이 글은 독후감이 아니다. 

내가 왜 이 책을 읽게 되었는가에 대한 글이다.

지난 3월 친구의 추천으로 정세랑 작가의 <보건교사 안은영>을 읽었더랬다.

너무 너무 너무 재밌어 큭큭큭대며 읽었던터라, 좁은 인간 관계이긴 하지만 기회가 닿는대로 주변에 추천도 했다. 

그러던 차에 <보건교사 안은영>이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문을 들었다. 

9월말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고, 나는 넷플릭스 가입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 넷플릭스 가입까지 하고서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드라마를 보기 시작.

아, 그런데 세상에 이렇게 불친절한 드라마라니….

이미 책을 읽은 나 조차도 내러티브를 따라가기가 버겨웠다.

그래서 뒤로 갈 수록 나는 내터티브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마치 내가 매일 꾸는 꿈 속의 이미지 같은 거였다. 

개연성있게 흘러가는 거 같지만, 사실은 비약도 심하고 왜곡도 심하고 그런거.

어차피 드라마 속 고등학교는 현실성이 1도 없으니 딱히 뭐라고 할 일도 아니다. 

현실성과 개연성을 기대한 시청자들이 문제이리라. 

이 쯤 되니 감독의 의도가 궁금해지는거다.

왜 이렇게 드라마를 찍었을까.

드라마를 한 번 보고 시간을 소비하고 끝인게 아니라,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도 계속 왜?를 묻게 하려고?

그래서 결국 나는 이 드라마를 감독하신 이경미 감독의 에세이를 읽는 지경에 이르르게 된 것이다. 

책을 읽고.

영화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부터, 영화가 상영되어 흥행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엄청 나게 받는 직업이구나.  그 와중에도 감독님은 행복한 편이라고 하시니… 좀 부럽기도 하다. 서른 무렵에 예술학교에 입학해서 지금은 계속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계시니까 말이다. 

참. 그리고 또 한가지.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에는 큰 미덕이 있으니, 그건 바로 남주혁 배우님.

그래서 드라마 <스타트 업>도 보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