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50”을 읽고
<눈 떠보니 50>
새해 들어 처음 읽은 책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제목만 보고 바로 구입해서 읽었다. 내 현 상황이 황당하게도 눈 떠보니 50 -엄밀하게 말하자면, 만 나이로는 48세이지만, 이미 50으로 불린다 ㅜㅜ – 이고 그래서인지 마음이 살짝 가라 앉았어서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30대 후반의 라디오 피디가 50대, 60대, 70대이신 인생의 선배님들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30대와 40대가 미리 인생 후반전의 시작인 50대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썼다고 했다.
여러 분들의 인생이야기가 여러 분야에 걸쳐 나오기 때문에 내용을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한다. 책을 읽은 사람들마다 자기가 처한 상황 때문에 마음 속에 담는 부분이 다 다를 것이다.
내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이제는 자신의 공공성을 가져야 된다는 부분이다. 말하자면,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하던 나에서 공동체를 생각하는 나로 자아를 키워야 된다는 것. 많은 인터뷰이들이 이 점을 강조하였다.
또 한 가지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하는 문제이다. 나는 디지털이 익숙한 편은 아니지만,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기는 하다. 세상이 계속 변하는 게 그닥 좋지만은 않다. 하지만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현재는 끊임없이 배움을 강요당하는 시대로서, 되려 그것이 나를 젊게 만들어 줄 수 도 있다. 배우는 사람은 늙지 않으니까.
그러고 보니 또 공자님 말씀이 생각난다.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쉰 살에 천명을 알았고, 예순 살에는 귀로 들으면 순순히 이해되었으며, 일흔 살에는 마음이 하고 싶은 것을 따라서 해도 법도를 넘지 않았다.
지천명의 주해를 보면 이치를 궁구하고 본성을 극진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어쩌면 세상과 나에 대해 더 알고자하고 배우고 공부한다는 뜻이 되기도 할 것이다. 끊임없는 공부 후에야 예순에는 만사가 이해되고 일흔에는 무엇을 해도 세상이치에 맞는 삶이 될 것이다.
그런 삶은 공자님의 삶이니 내가 그대로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목표로 삼고 60%만이라도 따라가면 어떨까. 60점이 넘으면 낙제는 아니니까.
이렇게 맘을 먹으니 가라앉았던 마음이 살짝 뜨는 것 같다.
(원고지 6.9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