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aily Life 일상

아들의 사랑니

-사진은 아들이 직접 그린 자기 카톡 프로필 사진
-위 사진과 울 아들의 개인사가 언급된 이 내용은 아들의 허락 하에 올리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아들이 사랑니를 뽑았다.
사랑니는 어른이 되어야 나는 줄 알았는데, 이제 중 3인 아들이 사랑니가 났다.

사랑니는 독일어로는 Weisheitzahn 이라고 한다.
영어의 wisdom tooth 와 같은 의미이다.
Wiseheit는 현명함. 지혜 이런 뜻이고 Zahn은 치아란 뜻이다.
결국 어느정도 세상 돌아가는 거 알고 사리분별 할 줄 아는 나이가 되어야 나오는 치아란 뜻일 것이다.

그런데 이제 겨우 중학생, 아직은 어른보다는 철부지에 더 가까운 나이에 사랑니라니.ㅠㅠ

치아교정을 이제 막 끝냈는데, 의사 선생님 왈, 치아교정을 하면서 찍은 엑스레이 사진에 의하면 사랑니가 어금니쪽을 향해서 나고 있기 때문에 얼른 발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평상시 다니는 치과에 문의하라고 했다.
평상시 다니던 어린이 치과에서는 더 큰 일반치과로 가라고 했다.

그래서 어제 드디어 더 큰 일반치과에 가서, 아직 잇몸 밖으로 나오지도 않는 사랑니를 뽑느라 잇몸을 절개하고 사랑니를 드릴로 조각내어 발치를 하는 수술을 하였다.
병원에서 부르는 명칭이 진짜로 수술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나에게 아들의 발치과정을 보기 힘들 수도 있으니 진료실 말고 대기실에서 기다리겠느냐고 물었다.
그냥 진료실에 있겠다고 했다.
아들은 조금 걱정된다는 말은 했지만, 그냥 무덤덤하게 발치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마취가 풀려갈 무렵엔 통증이 너무 심한지 눈물을 뚝뚝뚝 흘렸다.
주루룩이 아니라 그야말로 뚝뚝뚝….

아이는 조금씩 조금씩 자라서 어른이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내 경험 상으로 아이는 애처럼 굴다가도 어떤 힘든 계기가 있을때마다 갑자기 성장했다.
그러다 다시 애처럼 굴고, 하지만 다시 힘든 일이 생기면 그 이후에 더 성장해 있곤 했다.
이번에 사랑니를 뽑고 통증에 눈물 흘리던 아이는 아마도 이전의 성장폭 보다도 훨씬 더 많이 자라게 될 것 같다.

요즘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자식 커가니까 너무 좋다고.
이제 아들한테 엄마 손은 많이 안가는데, 되려 아들 손이 엄마를 많이 돕는다고.
하지만 결국 이 아이도 곧 우리를 떠나겠지.

우리도 부모님을 떠나 이 머나 먼 곳에서 살고 있으니 말이다.

아들의 사랑니 덕에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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