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 세계동화명작선집
에드몽 당테스, 복수의 아이콘, 몬테크리스토 백작!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쿵.쿵.합니다.
예전부터 복수의 화신으로도 불리며, 모토가 ‘분노의 불길 활활~’ 인 제가 왜 이 책을 이제야 읽게 된 걸까요?
아마도 어렸을 때 “암굴왕”을 읽었기 때문에,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죠.
이제 새삼스레 다시 읽어보려니 “몬테크리스토 백작” 완역본이 총 5권짜리라 당황하긴 했습니다.
ㅜ.ㅜ
암튼 떨리는 맘으로 1권을 펼치고 우리의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가 억울하게 이프성에 갇히게 된 부분을 읽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제 마음이 아주 옛 기억으로 돌아가고 있더군요.
어릴 때 그 장면을 읽으며 마음을 졸이던 기억과 함께, 제 마음은 우리 네 자매가 나란히 함께 지내던 방으로 갑니다.
그 방 구석 책장에 꽂혀 있던 소년소녀 세계동화명작선집 50권.
다른 집에는 계몽사 전집이 주로 있었지만, 우리 집에 있었던 건 광음사 전집.
꽂혀 있으면 빨강색 책등이 강렬하게 보이던, 양장으로 제본된, 빽빽한 글씨 사이(어린이 기준으로) 가끔씩 삽화도 섞여 있던 그런 책들.
깔아 놓은 이불 위에서 배를 깔고 읽다가 불편하면 또 등을 대고 누워 손을 높이 쳐들고 읽다가, 팔이 아프던 다시 배를 깔고 엎드려 읽던 책들.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데에 이 책들의 기여분은 얼마나 될까?
암굴왕, 장발장, 보물섬, 삼총사, 철가면, 로빈 후드, 소공자, 소공녀, 톰소여와 허클베리 핀, 올리버 트위스트, 왕자와 거지, 피터팬, 작은 아씨들, 그리고 각 나라 동화들 등등.
정확히 계산하기 어려운 질문인데다 수량화하는 것도 이상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기여도를 매긴다면, 30퍼센트 정도는 되지 않을까?
위에 적은 리스트 중에 여러 책을 어른이 되어 완역본으로 다시 읽었는데, 그 때마다 어릴 때 기억이 떠오르곤 했습니다.
보물섬을 다시 읽을 때는 심지어 경건한 맘으로 첫 페이지를 시작했었습니다. 각종 동화집을 제외하고(동화책은 닳고 닳도록 읽었어요. 공주이야기 이런 거 너무 좋아해서. ^^) 단 권에 한 이야기만 들어있는 책을 처음으로 읽은 게 “보물섬”이었거든요. 아마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였던 것 같습니다. 그 때를 떠 올릴 때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느꼈던 뿌듯함을 지금도 제 몸에서 체현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옛 기억 새록 새록 하네요.
참 좋았던 시절인가 봅니다. 자꾸 되돌아보는 걸 보면.
책은 10분의 1도 채 안읽었는데, 과거 회상만 하고 있었네요.
좋은 시절은 뒤로 하고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모험에 함께 하러 저는 고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