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여행기) 바이마르 Weimar-3
지난 바이마르 여행기에 이어 계속.
1박 2일 여행의 둘째 날이자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다 .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다.
여행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자고 일어나서 바로 호텔식당에서 아침을 먹는 그 시간이다.
눈 뜨자 마자 남이 끓여준 커피와 남이 다 차려 놓은 음식을 먹는 게 좋다.
암튼 기분 좋게 아침을 먹고 호텔 체크아웃을 한 후, 괴테가 살았던 괴테 본하우스를 방문하였다.
괴테는 이 집에서 1782년부터 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집을 빌려서 살았었는데, 1794년에 바이마르 공국의 군주였던 칼 아우구스트 공작이 괴테에게 이 집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그는 1832년 임종할 때까지 이 집에서 살았다.
저택의 정문. 지금은 닫혀있다. 왼쪽 옆의 통로로 들어가서 티켓을 구입해야 된다.
여기서부터 하우스투어가 시작된다.
들어가면 이렇게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는데, 벌써 집안 곳곳 조각상들이 손님을 맞는다. 방마다 조각상 및 여러가지 진기한 컬렉션들로 한가득이다.
그는 이탈리아를 정신적 고향으로 삼았던 모양이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수집한 것들로 집 안을 가득 가득 장식해 놓았다.
그리고 방마다 로마식 조각들도 세워 놓고…
수집품이 56000점이 넘는다고 한다. 헉~
현관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사진까지만 찍어 두고, 그 이후에는 각 방에 대한 설명을 듣느라 정신이 팔려서 사진 한 장 찍을 생각을 못했다. ㅠㅠ
일단 구입한 티켓에 찍혀있는 사진을 다시 찍어 올린다.
뭔가 괴테의 삶에 경도되어, 내가 그 시대 사람인 듯 착각했던 듯 싶다. 내 손에 핸드폰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 조차도 잊었던 것 같다. 흑~
괴테가 타고 다녔다는 마차.
집 뒤편에는 정원이 있다. 정원이 있긴 하기만 생각보다 그리 크진 않았다. 초록이 그리울 때면 공원에 있는 자신의 가르텐하우스로 갔을테니, 살면서 아쉬움은 없었을 거 같다.
이 집에 와서 보니 일생을 이렇게 자기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 수 있는 삶이 부러웠다. 물론 자기 생전 자식과 부인, 친구까지 세상을 먼저 뜬 사실이 말년에 그에게 큰 슬픔이 되었을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능력, 재력, 매력까지. 참 부러운 삶이다.
저택 옆에는 괴테 박물관이 있다. 전시된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둘러보기만 했는데도 바빴다. 과학에도 관심이 많으셨네. 정치도 하시고. 진정한 르네상스맨이었다.
괴테와 실러가 로마식 의상을 입고 있는 작은 조각이다. 로마를 사랑했던 괴테를 위한 작품인가?
괴테 본하우스에서만 오전 시간을 다 보냈다. 사진을 찍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박물관 기념품 샵에 들러서 괴테 하우스 사진집을 구입하였다.
시간이 있다면 하루종일 여기에만 머물면서 천천히 관람하는 걸 추천하고 싶다.
너무 서서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다. 청소년기 아들 덕에 점심은 시내에 있는 서브웨이에서 해결.
점심을 먹은 후 바로 실러 하우스로 이동하였다. 걸어서 이동가능할 정도로 괴테하우스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실러 하우스. 괴테하우스만큼의 위용은 없지만, 다른 유명한 사람들의 집 만큼은 관람하기 좋게 잘 해 놓았다.
실러는 이 집을 1802년에 구입하였으나, 안타깝게도 3년 후 폐렴으로 사망하였다.
실러의 작업실.
침실.
실러의 부인까지 사망 한 후, 가족들이 이 집을 팔았으나, 1847년 바이마르 공국이 이 집을 다시 취득하여 실러 기념관으로 만들었다.
괴테의 작품 중 다 읽은 것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파우스트” 뿐이고, 실러의 작품은 “도적떼” 하나인데…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살던 집도 다 둘러봐 놓고 작품을 나 몰라라 하는 것 아닌것 같다. 뭘 더 읽어봐야 할까.
“파우스트”는 읽었지만, 전혀 이해를 못했으므로 한 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고… 실러의 작품은 “간계와 사랑”에 도전해 보기로 한다. 목표는 너무 빡빡하게 굴지 말고 올해 안에 읽는 것으로 하자.
원래 계획으로는 바이마르 궁 내 박물관 관람기 도 적으려고 했는데, 이건 생략하도록 하겠다. 여행기 쓰는 게 보통일이 아니라는 걸 절감하고 있다. 여행기는 좀 쉬었다가 추후 다른 도시 사진을 가지고 돌아오는 걸로. ^^
대신 궁 입구 사진이랑, 박물관 기념품 샵에서 산 크라나흐 작품 엽서 사진만 투척.
다시 기차를 타고 베를린으로 돌아 오면서 쾨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읽었다. 딱 기차 안에서만 읽었다. 다시 베를린으로 온 이후 그 책을 다시 펼치지 않았는데, 그 책도 마저 읽어야겠구나. (이 책은 언제까지 읽겠다고 쓰지 말아야지. 맘 내킬때 다시 펼칠 예정.)
해야 할 목록만 자꾸 추가된다. 할 일이 없는 것 보다는 뭐든 하는 게 훨~씬 낫지만. ^^